동네 행정복지센터에서 서성거리던 날
며칠 전 갑자기 안내문을 하나 받았다. 요즘 복지 서비스가 뭐 어떻게 바뀐다고 해서,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고 대충 넘기려 했다. 근데 막상 집에 쌀도 떨어지고 기름값은 계속 오르고 하니까 슬슬 걱정이 되더라. 뉴스에서 보니까 동해 쪽은 ‘동해형 돌봄체계’니 뭐니 해서 이것저것 많이 한다던데, 우리 동네는 어떤가 싶어 그냥 근처 동 행정복지센터에 무작정 가봤다. 사실 거주지 관할 센터라고 하면 괜히 긴장된다. 들어가자마자 왠지 모를 쭈뼛거림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6일부터 16일까지 신청받는다는 한부모 가족 전세금 지원 같은 것들도 벽에 붙어 있었는데, 이건 나랑은 조건이 안 맞는 것 같고 그냥 물어볼 거나 물어보고 오자 싶었다.
복지사각지대라는 말의 무게
창구 직원분한테 가서 대충 요즘 이런저런 지원이 많다던데 뭐 받을 수 있는 거 있냐고 물었다. 사실 질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해서 좀 민망했다. 직원분은 바쁘신지 계속 모니터를 보면서 대답하시는데, 나 같은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많이 오겠나 싶기도 했다. 복지 사각지대라는 단어를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막상 창구에 앉아 있으니까 내가 그 사각지대에 있는지 없는지조차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 쪽은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던데, 여기는 그런 최신식 분위기는 아니었다. 에너지바우처 같은 거 신청할 때 세대원 중복 지원 확인하는 게 그렇게 복잡하다던데, 그런 세세한 걸 다 챙기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것 같다.
물가는 오르고 지원은 애매하고
나오면서 보니 강원도 물가가 3.4%나 올랐다는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학교 보충 교육비나 보육시설 이용료는 낮아졌다고 하는데, 당장 마트 가서 장 볼 때 체감되는 물가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다. 3.2%니 3.4%니 하는 숫자가 내 장바구니랑 무슨 상관인가 싶다. 솔직히 말하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게 십만 원 단위라면, 생활하면서 오르는 건 그 이상이니까 이게 과연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안 받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팸플릿을 몇 장 챙겨 나왔다. 사실 종이 쪼가리 몇 장 들고 나오는 게 전부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한지 모르겠다.
막상 돌아와서 보니 헷갈리는 서류들
집에 와서 챙겨온 안내문을 다시 펴봤다. 신청 기간, 자격 요건 검증, 최종 선정… 다 읽어보는데 영 이해가 안 가는 용어들뿐이다. 서류 떼러 갈 때 주민등록등본만 가져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옆에 붙어 있는 다른 안내문을 보니까 통장 사본에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걸 다 준비해서 다시 가야 하나 싶으니 벌써부터 귀찮아진다. 3730지구 로타리 총재가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인터뷰한 기사도 봤는데, 이런 민간 차원의 도움까지 챙겨야 할 만큼 우리 삶이 팍팍해진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끝내 결정을 내리지 못한 하루
결국 오늘은 아무것도 신청하지 못했다. 서류를 잘못 떼어가서 빠꾸 먹을까 봐 무서운 것도 있고, 내가 과연 저 조건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확신이 안 서서 그랬다. 다음 주쯤에 다시 한번 가볼까 생각 중인데, 그때 가면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 직원분한테 또 뭘 물어봐야 할지,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래도 일단 안내문은 책상 위에 뒀다. 당장 눈앞에 닥친 급한 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놔두기엔 찜찜한 그런 느낌이다. 다음번에 가면 좀 더 당당하게 물어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잘 모르겠다.

AI 프로젝트는 춘천에서 하는 게 신기하네요. 제가 사는 곳은 아직 그런 거 없어서.
통장 사본까지 챙겨야 한다니,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시간 낭비하는 건 싫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