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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뭉치 들고 뛰어다니다가 결국 대기 번호표만 챙겨왔다

서류 더미 속에 파묻혀 보낸 지난주

사업자 등록증이라는 걸 손에 쥐고 나면 뭐든 다 해결될 줄 알았다. 법인을 세우고 나면 정부에서 이것저것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주워들었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게 아니었다. 서류 준비만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등기부등본, 사업계획서, 재무제표 비슷한 것들까지 챙기다 보니 책상이 서류로 가득 찼다. 특히 법인정책자금 관련해서는 요구하는 서류 항목이 너무 많아서, 출력하다가 사무실 프린터 잉크가 다 떨어져서 편의점까지 뛰어갔다 왔다. 잉크값만 5만 원 넘게 썼는데, 이게 과연 지원금을 받기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할지 잠시 회의감이 들었다.

소진공 상담 예약의 현실적인 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자금을 알아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사이트를 뒤졌다. 보통 이런 정책 자금은 신청 공고가 뜨면 순식간에 마감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람까지 맞춰놨는데, 막상 상담 예약을 잡으려니 대구 지역 상담은 이미 이번 달 분량이 끝났단다. 대구 청년월세지원금도 그렇고, 요즘은 뭐 하나 신청하려고 해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이 딱 맞다. 어쩔 수 없이 예약 대기만 걸어놓고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봤다. 누가 그러더라, 이런 지원 사업은 서류 준비가 끝났을 때가 아니라 공고를 발견한 그 즉시 실행 버튼을 누를 수 있어야 진짜 시작이라고. 나는 그 실행 버튼 근처도 못 가본 기분이었다.

대출의 늪과 고용증대세액공제의 딜레마

주변에서는 창업 초기에는 대출보다는 지원금을 먼저 찾으라고들 한다. 그런데 초기 창업 패키지 같은 건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서류 몇 장으로 비비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용증대세액공제 같은 혜택도 결국 사람을 뽑아야 가능한 건데, 매출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사람을 늘리는 게 맞나 싶다. 신규법인사업자대출을 좀 알아봤는데, 금리가 생각보다 높아서 망설여졌다. 지금 내가 짊어질 수 있는 부채 규모가 얼마인지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명확한 답이 안 나온다. 정부 지원은 항상 ‘사업성이 있는’ 곳을 원하는데, 지금 내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라 서류상으로는 아주 초라하다.

공유공장 활용은 꿈도 못 꾸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공유공장을 활용해서 시제품을 제작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식품 제조 쪽으로 눈을 돌려보려고 했지만, 공장을 활용하는 것도 운영비와 관리비가 만만치 않았다. 지방에도 지원이 확대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내가 이용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곳은 이미 대기자가 많아 보였다. 이런 인프라 지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려면 나 같은 초보 사업자에게는 문턱이 조금 더 낮아져야 하지 않을까. 그냥 무작정 버티는 게 답인지, 아니면 더 확실한 자금줄을 찾아봐야 하는 건지 여전히 물음표다.

어제도 오늘도 서류를 고치고 있다

결국 사업계획서 문구 하나를 수정하는 데 세 시간째 매달려 있다. ‘고용 창출’이라는 단어 옆에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붙일지 말지 고민하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기도 하다. 어차피 심사하는 분들은 이런 서류 수백 장을 보실 텐데 말이다. 대출 상담이라도 받으러 가면, 상담원분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긴 하지만 결국 내 사업에 대한 확신은 내가 가져야 한다는 말뿐이다. 그 확신이 부족해서 계속 지원금 사이트만 기웃거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다시 한번 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볼 생각이다. 운 좋게 취소 자리가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근데 정말 이 방법이 최선일까? 답은 아직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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