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캠프라는 게 진짜 취업에 도움이 될까
요즘 뉴스를 보면 어디 대학이 선정됐네, 어느 기업이랑 협업하네 하면서 ‘청년도약 인재양성 부트캠프’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 동서대부터 시작해서 대구권 대학 7곳까지, 거의 안 하는 곳이 없는 느낌이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혹했다. 학교 수업만 듣는 것보다는 실무 프로젝트 멘토링도 해준다고 하고, 기업이랑 연계해서 무언가 가르쳐준다니까 솔깃하긴 하더라. 데이터 분석이나 AI 교육 같은 건 혼자 하려면 막막하기도 하고,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도 안 잡히니까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긴 하겠다 싶었다.
쏟아지는 프로그램들 속에서 느끼는 피로감
문제는 이게 너무 많아졌다는 거다. 부산외대도 하고, 현대글로비스 같은 기업도 자체적으로 AI 부트캠프 2기를 운영한다는데, 다들 하나같이 ‘실무형 인재’를 기른다고 한다. 내가 사는 수원 근처 일자리 사이트만 들어가 봐도 국비 지원 부트캠프나 취업 지원 프로그램 광고가 줄을 잇는다. 가끔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후기들을 보면, 누구는 프로젝트 하나 끝내고 나니까 진짜 실력이 늘었다고 하고, 누구는 그냥 시간 낭비였다고도 한다.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시간 쏟아서 들어가는 건데, 나중에 자소서에 한 줄 더 넣으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으니 결정을 못 내리겠더라.
비용과 시간 사이의 묘한 줄타기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니까 수강료는 거의 없는 셈이지만, 사실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잖아. 만약 500만 원짜리 학원을 다니는 거랑 이런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비교해 보자면, 아무래도 무료 프로그램이 더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그런데 무료인 만큼 사람이 몰리고, 멘토링도 다수 대 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원하는 수준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예전에 친구가 이름 있는 교육 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 들었다가 멘토 얼굴도 거의 못 보고 팀원들끼리 으쌰으쌰 하다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들 비슷비슷한 환경에서 시작하는 거라 누가 더 잘하는지 경쟁만 하다가 진이 빠진다는 거다.
실무라는 단어의 무게감에 대하여
‘현장 맞춤형 커리큘럼’이라는 말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도대체 어느 현장을 말하는 걸까. 유통 쪽 부트캠프는 유통 데이터만 다루나? 아니면 그냥 파이썬 조금 가르치고 웹 개발 흉내만 내는 건가? 차라리 혼자서 자바스크립트나 파이썬 책을 펴놓고 끙끙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노코드 툴도 잘 나와서 웬만한 건 뚝딱 만드는데, 구태여 수개월씩 걸리는 프로그램에 매달리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혼자 다 해결하기엔 내 의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안다.
일단은 보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결국 이번 학기에는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닥친 기말고사랑 자격증 공부만으로도 벅찬데, 굳이 또 다른 틀에 나를 맞추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나중에 정말 필요해지면 그때 가서 제일 인기 많은 곳을 찾아보든, 아니면 국비 지원 말고 그냥 사설 강좌를 결제하든 해야지. 물론 이게 나중에 취업 시장에서 마이너스가 될지, 아니면 내 선택이 맞았던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오늘은 학교 도서관에서 어영부영하다가 퇴근 시간 맞춰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에 부트캠프 광고가 또 눈에 들어왔지만, 이번엔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중에 진짜 다급해지면 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좀 지친다.

저도 비슷하게 실무 경험의 무게 때문에 고민했어요. 혼자 공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찾아보는 게 좋겠네요.
기말고사 때문에 얼마나 힘드실까. 제가 학기 초에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 그때 다행히 웬만한 준비는 끝내서 괜찮게 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