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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용보증기금 문턱에서 서성이던 날들

처음 사업자를 내고 정책자금을 알아볼 때의 막막함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정부지원금이라는 게 그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인지 몰랐다. 그냥 나라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청 버튼만 누르면 되는 줄 알았다. 특히 경기신용보증기금 같은 곳은 나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정말 한 줄기 빛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나은행 사업자대출 상담을 갔을 때, 은행원이 대뜸 신보 보증서가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그땐 그게 뭔지도 몰라서 그냥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보증서 한 장이 내 신용도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류 뭉치를 들고 대기하던 긴 시간

직접 지점을 방문했을 때의 공기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번호표를 뽑고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내 앞에는 다들 나보다 훨씬 더 절박해 보이는 사장님들이 앉아 있었다. 30분 정도 대기하는 건 기본이었고, 서류를 준비해 갔음에도 불구하고 보완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특히 사업자등록증명원부터 시작해서 국세, 지방세 납세증명서까지 떼야 할 서류가 왜 이렇게 많은지. 하나하나 발급받을 때마다 인증센터에서 또 로그인은 왜 그렇게 안 되는지. 겨우겨우 서류를 갖춰서 갔는데도 담당자가 슥 훑어보고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서류가 있다고 할 때는 솔직히 조금 허탈했다.

고금리 시대의 체감과 대출의 무게

요즘 경기가 정말 좋지 않다는 말을 매일같이 듣는다. 실제로 가게를 운영해보면 손님 한 명 들어오는 게 예전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진다. 정책자금이라고 해서 이율이 아주 낮은 것도 아니다. 시중 은행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보증서가 있다고 해도 부담되는 건 매한가지다. 2억 원대 전후의 대출을 고민할 때는 이 이자를 매달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든다. 우리은행 같은 시중은행에서 대장-홍대 철도사업 같은 큰 규모의 사업 자금을 조달할 때 신용보증기금이 개입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런 거창한 이야기와 내 작은 가게의 보증금 고민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폐업을 고민하며 떠올린 채무의 현실

최근에는 정말 사업을 계속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경기가 이렇게 바닥을 치는데 버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특히 경기신용보증기금에 묶여 있는 1억 원 정도의 대출이 발목을 잡는다. 만약 폐업을 한다면 이 대출은 어떻게 되는 걸까. 단순히 장사를 접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보증을 서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개인적인 채무 문제까지 얽혀 있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인터넷 카페나 지식인에 질문을 남겨봐도 다들 상황이 비슷해서 그런지 명쾌한 해답을 주는 사람은 없다. 누구는 바로 갚아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상담을 통해 분할 상환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닥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 투성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 막연한 불안감

정부에서 내놓는 여러 소상공인 정책자금 안내문을 보면 참 그럴듯하다. 청년 사업자를 위한 지원금도 있고 고용촉진장려금 같은 제도도 많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필요할 때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는 참 어렵다. 서류 준비하다가 지치고, 심사 기다리다가 지치고, 그러다 보면 그냥 처음부터 대출 없이 시작할 걸 그랬나 싶은 후회도 든다. 어쩌면 사업이라는 게 처음부터 이런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다시 한번 신보 지점에 전화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전화 연결이 잘 될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그저 막막할 뿐이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느꼈던 그 막연한 희망이 지금은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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