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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정리하면서 점포 철거 비용 신청하다가 서류 때문에 진이 다 빠졌다

가게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처음 마주한 철거 비용의 현실

몇 년 동안 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운영하던 작은 디저트 가게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건 둘째치고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비용 문제들이 나를 압박했다. 임대차 계약서상 원상복구를 해놓아야 건물주로부터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인테리어를 처음 상태로 완전히 뜯어내는 철거 비용이 내 예상치를 아득히 초과했다. 처음 동네 근처의 철거 업체 세 곳을 수소문해서 가볍게 견적을 받아보았는데, 가장 저렴하게 부른 곳이 320만 원이었다. 바닥의 두꺼운 타일부터 시작해서 천장의 빈티지 조명 시설, 공간을 분리하려고 세워두었던 가벽까지 전부 들어내고 폐기물 처리까지 해야 하니 그 정도 비용은 당연히 나온다는 설명이었다. 폐업을 결정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뻔하고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 큰돈을 고스란히 내 생돈으로 내려니 앞이 깜깜하고 한숨만 푹푹 나왔다. 그러던 중 예전에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 다른 사장님이 올린 글에서 얼핏 보았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리턴패키지라는 정부 지원 사업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점포 철거비를 일부 지원해 준다는 솔깃한 이야기였다.

희망리턴패키지 신청을 위해 준비해야 했던 복잡한 서류들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관련 정보를 자세히 찾아보니, 점포 철거 및 원상복구 비용을 최대 250만 원까지 지원해 준다고 나와 있었다. 평당 8만 원 한도라는 세부 기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돈이라도 받으면 내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크게 줄어드니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신청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신청 과정을 알아보면서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그냥 간단하게 인적 사항 몇 개 적고 신청서 한 장 전송하면 끝나는 시스템이 전혀 아니었다. 폐업신고서는 물론이고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원 같은 세무서 발행 서류들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게다가 상가 임대차 계약서 사본과 건물주가 직접 작성해 주어야 하는 원상복구 확인서 등 요구하는 첨부 서류가 너무 많았다. 가게를 정리하면서 마지막에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의 주휴수당과 퇴직금 정산 문제까지 얽혀 복잡했던 터라, 마침 지역 소상공인 지원 센터에서 소개해 준 무료노무사 서비스를 통해 겨우 골치 아픈 노무 문제를 정리하고 나니 이번엔 철거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사업자등록증의 주소와 실제 철거를 진행하는 사업장의 주소지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일치해야 하고, 폐업일 이전에 신청을 마쳐야 하는지 아니면 이후에 해야 하는지 타이밍을 잡는 것도 초보자인 나에게는 너무 헷갈리는 부분이었다. 신청 가이드라인을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고 대충 신청했다가는 나중에 적격 심사에서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보니 덜컥 겁이 났다.

철거 업체와의 조율 그리고 뜻밖의 세금 계산서 실랑이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롭고 번거로웠던 과정은 철거 공사를 진행해 줄 업체와 조율하여 필요한 서류를 받아내는 일이었다. 정부 지원금을 최종적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철거가 진행되기 전의 상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 그리고 완전히 철거가 완료되어 빈 콘크리트 벽만 남은 상태를 입증하는 전, 중, 후 사진이 아주 명확하게 찍혀 있어야 했다. 또한 공사 업체로부터 세금계산서와 그들의 통장 사본, 견적서, 그리고 가격 비교를 위한 타 업체의 비교 견적서까지 받아 제출해야 했다. 처음에 연락했던 동네의 아주 영세한 철거 업체 사장님은 이런 복잡하고 꼼꼼한 관공서 제출용 서류 작업을 극도로 귀찮아하셨다. “우리는 그런 복잡한 서류 다 떼어주면서 일 안 하고, 그냥 현금가로 싸게 해주는 게 서로 편하다”라며 대놓고 투덜대시는 바람에 결국 대화가 통하지 않아 계약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이런 정부 지원 사업 서류 처리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거나 경험이 많다고 홍보하는 조금 더 규모가 큰 업체를 다시 알아봤다. 이 업체는 처음에 알아보았던 영세 업체보다 견적이 30만 원 정도 더 비싸게 책정되었지만, 서류 미비로 나중에 250만 원의 지원금을 통째로 날리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서서 어쩔 수 없이 그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그 와중에 혹시 내가 거주하는 관할 구청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폐업 자금 지원 사업이 있는지 비교해 보기도 했는데, 중복 수혜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고 하여 결국 가장 지원 규모가 큰 소진공의 희망리턴패키지 하나에만 모든 것을 걸기로 결정했다.

서류 제출 후 한참 동안 소식이 없어서 초조했던 기다림

공사 당일 아침, 먼지와 소음이 자욱한 가게 현장으로 직접 나가 작업하시는 인부 사장님들께 서류 제출용 사진 촬영을 정말 신신당부하며 부탁드렸다. 간판을 내리기 전의 모습, 내부 인테리어를 해체하는 과정, 그리고 바닥까지 싹 긁어내 텅 빈 상가가 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각도별로 꼼꼼하게 챙겼다. 공사가 모두 무사히 끝나고 잔금을 계좌로 이체한 뒤 세금계산서까지 정식으로 발행받아 떨리는 마음으로 희망리턴패키지 공식 홈페이지에 모아둔 서류들을 업로드했다. 서류를 올리고 나면 금방 처리가 될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일주일쯤 지나자 담당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보완 요청 연락이 왔다. 제출한 사진들 중에서 공사 중을 증명하는 사진 한 장이 초점이 흐리고 어두워서 철거 범위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으니 증빙 자료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요지였다. 이미 철거는 다 끝나고 다른 세입자가 들어오기 위해 도배 준비를 하고 있는 마당에 다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어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다행히 철거 업체 대표님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 사정사정한 끝에, 당시 현장 반장님이 개인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던 다른 보조 사진을 찾아내어 겨우 교체 등록을 완료할 수 있었다. 그 피 말리는 서류 보완 과정을 거치고 나서 실제로 내 통장에 약속된 지원금이 입금되기까지는 거의 3달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매일 아침마다 사이트에 로그인해서 진행 상태가 ‘심사 중’에서 ‘지급 완료’로 언제 바뀌나 확인하며 마음을 졸여야 했다.

정산금을 받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은 몇 가지 의문들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통장에 지원금이 찍힌 것을 보았을 때, 솔직히 기쁘고 홀가분하다는 생각보다는 온몸의 진이 다 빠져서 허탈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머리를 차분히 식히고 가계부를 펴서 들어온 금액을 정산해 보니, 서류 작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더 비싼 철거 업체를 선택하며 추가로 지출한 비용, 각종 서류 발급 비용,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를 모두 따져보면 실제 내 수중에 남은 순수한 이득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느껴졌다. 게다가 내년 종합소득세 신고 시기에 이 정부 지원금이 매출이나 기타 소득으로 잡혀서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지는 않을지, 혹은 세무서에서 나중에 꼬투리를 잡지는 않을지 여전히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세무사마다 처리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가이드라인도 애매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소진공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를 해보려고 여러 번 전화를 걸어봤지만,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신호음만 가다 끊기기 일쑤였다. 폐업으로 실의에 빠진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취지 자체는 훌륭하지만, 신청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행정적인 번거로움과 불확실한 행정 처리 과정은 나 같은 평범한 개인 자영업자에게는 감당하기 꽤 벅찬 시간이었다. 책상 서랍 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텅 빈 가게의 마지막 철거 사진들을 볼 때마다, 그때의 답답했던 감정이 다시금 올라온다.

“폐업 정리하면서 점포 철거 비용 신청하다가 서류 때문에 진이 다 빠졌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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